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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에 ‘무기판매 승인’ 강조… 트럼프 속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그는 ‘나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상당히 증가한 규모의 매우 정교한 군사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강조했다. 이번엔 일본도 포함시켰다. 구체적인 무기거래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판매 승인을 거론하는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가 북한 핵 위협을 구실로 아시아의 동맹국들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강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일본의 무장 강화를 허용하면서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한·미·일 3국 간 군사협력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한국과 일본이 구매하는 미국의 첨단 군사장비를 상당히 늘리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에서 무기 구입 얘기는 없었다고 말한 청와대의 설명이 한국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기 판매 승인’에도 불구하고 어떤 무기 거래 협상이 진행 중인지는 미 국방부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새로운 미국안보센터(CNAS)’의 패트릭 크로닌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거래 협상을 위한 문호를 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본이 미국 첨단무기를 대거 사들여 자위대의 무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뜻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면서 동북아 군비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 자민당 총재 외교특보는 지난 5일 인도 뉴델리 강연에서 “자위대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순항미사일을 가질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기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무기를 많이 사들이면 한·미·일 3국 간 군사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에이브럼스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주최한 2017 한·미 전략포럼에서 “걸음마 단계 수준에 불과한 통합 미사일방어 분야에서 한·미·일 간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동아시아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덴마크 국장은 한국과 일본이 운영하는 이지스 구축함들이 미 해군의 ‘통합화력 관제 대공방어(NIFCA)’에 연계되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에 일본이 참여하면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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