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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32년전 1000km 걸으며 찍은 한국의 얼굴



32년 전 가을이었다. 군대를 막 제대한 스물다섯 살 청년은 도보여행을 결심했다. 그는 카메라 2대와 흑백필름 200통을 챙겼다. 여행을 하면서 만날 사람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여정은 대구에서 시작해 고령 남원 광주 화순 여수 마산 부산을 거쳐 다시 대구로 이어졌다. 청년은 그렇게 41일 동안 1000㎞를 걸으면서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청년의 이름은 사진작가 장명확(57)이다. 그가 최근 내놓은 사진집 ‘달빛 아리랑’에는 1985년 촬영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위 사진 역시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사진의 제목은 ‘개구쟁이’. 아이들이 초가을 들판을 가로지르는 도로변에 서서 익살맞은 표정을 지은 작품이다. 저 아이들 대다수는 지금쯤 누군가의 아버지가 돼 있으리라.

저자는 첫머리에 있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30년 전 청춘을 메고 떠났던 여행길을 되짚으며 오랫동안 내 흑백필름 속에서 꿈꾸고 있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고자 합니다. …오랜 시간 동행했던 흑백 세상에 대한 그리움을 오늘에야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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