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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NAFTA’가 해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언급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NAFTA 협상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제기하는 쟁점이나 전개 방식을 한국과의 FTA 재협상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한국 정부도 한·미 FTA 파기 가능성을 시나리오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자동차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폐기에 따른 문제점들도 가능성 중 하나에 포함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그러나 “폐기는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에서 예단해서 이야기하면 더 많은 분쟁의 소지가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미 한국 정부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FTA 파기 시나리오까지 검토했다(국민일보 4월 21일자 21면 보도). 산업부 용역으로 산업연구원이 한·미 FTA 변화가 한국의 대미 ‘직접’ 수출입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FTA 종료는 한·미 양국에 모두 손해를 줬다. 특히 미국 측 손해가 더 컸다.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자료도 제조업과 농산물 분야에서 미국의 수출 감소폭이 한국보다 더 크다고 봤다. 한국의 서비스 시장 개방 철회로 미국 기업은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 않으려면 현재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NAFTA 협상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통상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재협상의 기준을 NAFTA에 맞추겠다는 뜻을 표명해 왔다. 앞서 미국 CNBC도 미국과 양자 무역협상을 앞둔 국가에 NAFTA 재협상을 근간으로 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캐나다에 제기하는 쟁점이나 협상 전개 방식, 산업별로 주문하는 무역협정 요건 등이 아시아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NAFTA 재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다. USA투데이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멕시코시티에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두 번째 NA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 측 의도대로 협상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특히 무역갈등이 발생할 경우 중재 내용을 담은 협정19조에 대한 이견이 크다. 민간경제 연구소 통상 전문가는 “NAFTA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이 협상에서 고전하면 한국과의 FTA 재협상 쪽으로 방향을 돌려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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