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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오바마 “우린 백악관서 잠깐 일하다 갈 뿐” To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긴 친필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전임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덕담과 조언이 담긴 편지를 전하는 것은 백악관의 오랜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 백악관에서 편지 한통을 꺼내 보이며 “이 아름다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며 “여기에 어떤 게 담겼는지는 언론에도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후 백악관 집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이 편지를 보여줬고, CNN방송이 그중 한 명으로부터 편지 사본을 입수해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친애하는 대통령에게(Dear Mr. President)’로 시작하는 편지는 총 275개 단어로 쓰여졌고, 대통령 집무실 책상 맨 위 서랍에 들어 있었다. 날마다 벌어지는 정쟁 속에서도 정파에 구애받지 말고 민주주의 제도를 지켜 달라는 당부가 핵심 내용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 모두는 정파와 관계없이 당신의 임기 동안 나라의 번영과 안보가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4가지를 조언했다. 열심히 일하려는 모든 아이들과 가족에게 더 많은 성공 가도를 열어줄 것, 냉전 종식 이후 확장돼온 국제질서를 유지할 것, 민주제도와 전통의 수호자가 돼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업무 부담이 아무리 크더라도 가족·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야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의 새 주인에게 “이곳은 성공에 대한 확실한 청사진이 없는 독특한 집무실이고, 우리는 여기서 일시적으로 앉아서 일하다 가는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행운과 성공을 빌며 편지를 끝맺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편지는 그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보다 거의 배 가까이 길고 조언의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힘든 순간이 될 것이다. 비판자들은 공격하고, 친구들은 당신은 실망시킬 것이다. 하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이 당신을 위로해줄 것이고 당신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가족과 나와 국가가 있다”고 썼다.

부시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는 순전한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는 더욱 유명하다. 아버지 부시는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내가 당신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썼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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