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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유해물질에 당당히 맞서라

정혜원 교수는 “막연히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먼저 정확한 정보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살충제 달걀,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최근 우리의 일상생활 속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은 생활화학제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이번 살충제 달걀과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불안감을 호소한다. 특히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는 유해 인자가 여성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은 환경 유해 인자가 체내에 대사, 축적, 배설되는 경로와 기전이 남성과 달라 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태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 생활속에서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환경 유해인자로 내분비계 교란 물질(Endocrine-Disrupting Chemicals, EDC)이 있다. 또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과 같은 대기 오염 물질과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중금속 노출도 꼽힌다.

미국 환경보호국 정의에 따르면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생체 내에서 항상성, 생식, 발달 과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합성, 분비, 대사, 수송, 결합 및 제거를 교란시키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다. 체내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해 ‘환경 호르몬’ 이라고도 부른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핵수용체, 비핵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 희귀수용체 그리고 스테로이드 합성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경로 등 생체 내 여러 메커니즘에 작용한다. 여성과 남성의 생식, 유방암, 전립선암, 신경내분비, 갑상선, 대사와 비만,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토양과 지하수에 침출돼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들에게 축척되며 먹이사슬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도 축척된다. 또 오염된 물을 직접 마시거나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경우, 음식을 통해 섭취하거나 오염된 흙에 접촉해 노출될 수도 있다. 농약, 살진균제, 산업 화학물질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노출 위험성이 높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 종류는 산업용 용매제나 윤활유, 그 물질들의 부산물[Polychlorinated Bisphenyls (PCBs), Polybrominated Biphenlys(PBBs), Dioxins], 플라스틱 전구물질[Bisphenol A(BPA)], 가소제(Phthalates), 제초제[Methoxychlor, Chlorpyrifos,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DDT)], 살균제(Vinclozolin), 약품[Diethylstilbesterol(DES)] 등이 있다.

음식에 들어있는 식물에스트로겐(Phytoestrogens), 제니스테인(Genistein), 쿠메스트롤(Coumestrol)같은 자연 화학물질 또한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 중금속과 준금속도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일부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긴 반감기를 가지도록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용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높은 농도로 남아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정혜원 교수는 “막연히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먼저 정확한 정보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환경 유해인자와 건강 영향 관련성을 파악하고 이를 여성 건강보호정책 수립과 향후 여성의 환경성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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