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람의 손자’, 역대 신인 최다 안타 쏜다




넥센 히어로즈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역대 최고의 신인 타자로 한국프로야구사에 남을 전망이다.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넘어 역대급 신인으로 기억되는 선수들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1회초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시즌 157안타를 기록했다. 94년 서용빈(당시 LG)의 신인 최다 안타 기록(157안타)과 동률. 이정후는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무난히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휘문고를 졸업한 후 고졸 신인으로 이번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정후는 지난달 1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1994년 김재현(당시 LG 트윈스)이 세운 단일 시즌 고졸 신인 최다 안타 기록(134안타)을 깼다.

이정후는 이미 아버지 이종범의 프로 첫해 기록을 뛰어넘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종범은 126경기에 나서 타율 0.280(475타수 133안타) 16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3일 기준 127경기에 나서 타율 0.327(480타수 157안타) 2홈런 42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안타 생산 능력에서는 신인 때 아버지보다 더 돋보인다. 또 만장일치로 신인왕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이정후는 신인 이상의 빼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가 신인왕을 거머쥔다면 아버지 이종범이 놓쳤던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가게 된다. 93년엔 ‘양신’ 양준혁(당시 삼성 라이온즈)이 신인왕의 주인공이었다.

이정후의 맹타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고졸 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90년대보다 고교 야구 경기 수가 감소했고 대학 야구도 경험하지 않은 이정후가 맹타를 휘두르며 기록을 써나가는 모습은 야구계에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정후는 ‘야구천재’로 불리던 아버지 이종범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야구를 가까이 접해오면서 성장해온 야구센스나 감각은 발군이다. 또 입단 당시 내야수였던 이정후가 타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외야수 전향을 이끌어준 넥센 코칭스태프의 결단도 ‘신의 한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94년 서용빈과 현재 이정후 모두 유연함을 바탕으로 뛰어난 컨택 능력을 갖춰 안타를 잘 쳐낸다. 더욱이 고졸 신인임에도 이정후는 교과서적인 타격폼과 스윙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거둬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버지 이종범은 신인 시절 스피드와 파워풀함을 바탕으로 한 야구에 뛰어났다. 스윙 자체나 타격 매커니즘 등 기본기는 아들 이정후가 당시 이종범보다 더 탄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인을 넘어서는 신인 이정후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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