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안철수, TV토론서 ‘MB아바타’ 됐다” 국민의당 대선보고서



안철수(사진) 국민의당 대표의 모호했던 중도 노선과 TV토론 실패를 19대 대선 패인으로 신랄하게 비판한 국민의당 보고서가 공개됐다.

국민의당은 1일 당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대선평가위에서 만든 175쪽 분량의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당 대선평가위는 안 대표에 대해 “선거 승리 전략과 정책 철학을 보여주는 데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안 대표는 TV토론을 통해 아무런 가치나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함으로써 오히려 ‘MB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폐 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대북 정책 등에 비판은 하지만 대안은 없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며 “안 대표가 정치적 수사(修辭)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안 대표의 자강론에 대해선 “허무한 구호였다”며 “이념적, 정책적 스탠스를 모호하게 하면서 호남과 영남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대선평가위는 경쟁 후보 측이 제기했던 ‘박지원 상왕론’을 거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안 대표의 리더십은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고 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지원 전 대표에 대해선 “호남에서 평양특사와 통일부 장관 임명을 강변함으로써 ‘상왕론 프레임’을 강화시키는 전략적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또 “당 조직보다 안 대표 사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당 관계자들의 평가가 있었으나 그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며 “안 대표 캠프가 처음부터 당 선대위에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다”고도 분석했다.

보수 성향 부동층을 끌어안지 못한 당 중앙선대위의 전략과 조직 운영 한계도 패인이었다. 안 대표는 보고서 내용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며 “저와 당이 고칠 점들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모호한 중도주의 지적에 대해선 “중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을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선평가 보고서는 전임 지도부 체제에서 만들어졌으나 당대표 경선 영향을 감안해 공개가 미뤄진 바 있다.

김경택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