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대나무편에 글씨를 써서 엮었던 ‘책’



책 속에 길이 있다지요. 직접 들어가서 걸어볼 일입니다.

책(冊)은 일정한 목적, 내용, 형식에 맞춰 사상, 지식 등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 적거나 인쇄해 묶은 것입니다. 책은 또 옛 서적이나 여러 장의 종이를 하나로 묶은 것을 세는 단위로 쓰이지요. ‘목민심서’는 48권(卷) 16책(冊)으로 돼 있다’처럼. 48개 단원이 16개 책으로 묶였다는 뜻입니다.

冊은 나무막대를 끈으로 엮은 모양이지요. 중국 후한 때인 1900년 전 환관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전에는 대나무 조각에 글씨를 써서 엮었는데, 그게 책입니다. 죽간(竹簡)이라고도 하지요. ‘초한(楚漢)전쟁’처럼 후한 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드라마에는 둘둘 말린 그 ‘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유네스코는 책을 ‘표지를 제외한 면의 수가 최소한 49면인 비정기 간행물’이라고 정의합니다.

수불석권(手不釋卷).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즉 항상 글을 읽는다는 뜻입니다. 오나라 손권이 배움이 짧은 장수 여몽을 불러 말합니다. “후한 초대 황제 광무제(유수 劉秀)는 바쁜 국무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위나라 맹덕(孟德 조조) 또한 늙어서까지 배우기를 좋아했다 하오. 그대도 배움에 정진하시오.” 그 후 눈을 비비고 대할 정도로 여몽의 식견이 높아졌는데,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나온 배경입니다.

해 지면 책상머리에서 귀뚜리 울음소리 듣던 계절입니다.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