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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정철 “北 권력서 배제돼 ‘개인 악단’ 활동… 불안증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둘째 형 김정철(36)이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개인 악단’ 활동만 주로 하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각종 행사에 등장, 정권의 실세로 통하는 여동생 김여정(30)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복수의 정보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에 김 위원장 친형 김정철, 여동생 김여정,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등 이른바 백두혈통들의 근황을 보고했다. 김정철과 김여정은 지난 2월 독극물 테러로 숨진 김정남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과 친남매 사이다.

국정원은 김정철이 기존에 알려진 대로 건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최근 개인 악단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보위 관계자는 “김정철이 악단 관련 활동만 하는 등 권력의 중심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정철은 지병으로 건강도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정철이 권력에서 소외된 채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으며, 술에 취해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 보고와 고위급 탈북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김정철은 ‘감금’까지는 아니지만 국가보위성으로부터 경호를 명목으로 한 엄중한 감시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활동에서 자의반 타의반 멀어져 ‘생존’을 보장받는 분위기다.

반면 여동생 김여정은 알려진 대로 오빠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통치 조력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위 관계자들은 “김여정이 최근까지도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정권의 실세이자 보좌역으로서 활동 중이라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여정은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발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포착됐다.

김 위원장 고모인 김경희(71) 전 노동당 비서 역시 김정철과 마찬가지로 은둔생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비서는 남편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했지만 장 전 부위원장이 2013년 처형된 뒤 평양 모처에 칩거 중이다.

글=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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