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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사일 통과 지역 주민에 피난 권고 ‘초긴장’

북한의 미사일 발사 4분 뒤인 29일 오전 6시2분에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발송한 경보 메시지.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하십시오”라는 내용과 함께 경보 발령 대상지역이 적혀 있다. NHK 캡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29일 일본은 전시를 방불케 하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4분 후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과 긴급정보네트워크시스템(엠넷)을 발동해 긴급 소식을 타전했다. 또 홋카이도 등 미사일이 통과한 인근 12개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 권고를 내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때문에 피난 권고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얼럿과 엠넷은 오전 6시2분쯤부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시민들은 대피처로 이동하라”는 메시지를 NHK 등 방송과 개인의 휴대전화로 전달했다. 홋카이도에서는 옥외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J얼럿은 지진·쓰나미 등 긴급사태에 대비해 통신위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고 피난을 촉구하는 목적에서 2004년 만들어졌다. J얼럿이 발령되면 각 지자체의 방재행정 시스템이 자동 가동돼 해당 지역 주민의 휴대전화에 긴급 속보 문자로 정보가 전달된다. 아직 J얼럿이 보급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옥외 스피커 등을 이용하는 엠넷을 동시에 사용한다.

J얼럿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가 일본 국민에게 처음 전달된 것은 2012년 12월이다. 그리고 지난해 2월 북한 탄도미사일이 오키나와 상공을 통과할 때도 해당 주민들에게 관련 정보가 전달됐지만 피난 권고는 하지 않았다.

최근 일본 여러 지자체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주민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날 J얼럿 발령 5분 만에 미사일이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통과함으로써 J얼럿이 사전 예고 없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른 시간이었던 만큼 큰 혼란은 없었으나 갑작스러운 대피 사이렌과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시민 중에는 인근 지하철역이나 건물 내부로 피신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칸센 열차도 20여분 동안 임시 중단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당 지역 주민들은 피할 곳이 없다는 데 놀랐고 출근길 시민들도 패닉에 휩싸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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