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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차기 국가주석에 ‘시진핑 복심’ 천민얼 급부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으로 통하는 천민얼(陳敏爾·56·사진) 충칭시 당서기가 시 주석의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천 서기는 과거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로 재직할 때 선전부장을 맡아 그의 칼럼을 편집하면서 깊은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서기가 실제 후계자가 된다면 시 주석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8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인 천 서기가 올 가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정치국원을 건너뛰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천 서기가 최고지도부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5년 후 시 주석을 잇는 인사안이 굳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시 주석의 칼럼 편집을 담당했던 점을 근거로 천 서기가 5년 후 20차 당대회를 겨냥해 ‘시진핑 사상’을 완성시키는 핵심 실무를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천 서기는 저장일보에 게재됐던 시 주석의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4년이나 썼기 때문에 시 주석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적임자로 꼽힌다. ‘마오쩌둥 사상’처럼 ‘시진핑 사상’을 당장(黨章)에 올리는 작업을 천 서기가 총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에는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이 올라 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삼개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의 지도방침도 명기돼 있으나 두 사람의 이름은 없다. 따라서 ‘시진핑 사상’이 당헌에 명기된다면 시 주석은 덩샤오핑을 넘어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사상적 권위를 얻게 된다. 게다가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 서기 후계 구도가 현실화된다면 그야말로 사실상 ‘종신 지도자’로서 영향력과 권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연례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30년 가까이 이어져오던 ‘원로정치’가 깨지면서 시 주석의 독주가 이미 본격화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연령제한에 걸린 왕치산(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상무위원에 유임된다면 ‘7상8하(67세 유임, 68세는 퇴임)’라는 공산당 불문율도 깨지는 셈이어서 시 주석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시 주석의 권력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1인 독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개혁개방 이후 유지돼온 중국의 집단지도체제 전통이 깨지고 1인 지배 시스템이 강화된다면 ‘과거 회귀’라는 정치적 부담과 함께 어두웠던 시절의 오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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