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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 싫어!” 줄줄이 사표내는 美 베테랑 외교관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외교적 수단이 갈수록 배제되자 경험 많은 외교관들이 이미 국무부를 떠났거나 조만간 떠나려 한다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트레이시 제이콥슨 국무부 국제조직업무국 국장대행이 오는 10월 초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 공로상을 받기도 했던 제이콥슨 국장대행은 전임 행정부를 두루 거치며 30여년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상대로 외교정책을 담당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같은 날 윌리엄 브라운필드 국제마약 및 법집행국 비서실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베네수엘라와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 미국대사를 지낸 브라운필드는 다음달 말 국무부를 떠날 예정이다. 브라운필드의 부인이자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의 보좌관을 맡았던 크리스티 케니 역시 4개월 전 국무부와 이별했다. 유럽 문제를 오랫동안 담당해 온 외교관인 존 헤펀도 최근 자리를 떠났다.

미국 외교 전문가들은 고위 외교관들의 연이은 사임과 이에 따른 외교인력 공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군사력에 기반해 힘을 우선시하며 외교를 경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베테랑 외교관들을 쫓아내는 주된 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명의 한 국무부 고위인사는 FP에 “제이콥슨은 상황이 달랐더라면 (국무부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고, 조기 사임을 결심한 또 다른 국무부 당국자는 “현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반발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FP는 국무부의 해외원조 삭감에 이어 고위 외교관들의 잇따른 사임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무대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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