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퀸·퀸·퀸·퀸… 코리안 우먼, LPGA 점령

박성현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헌트&골프 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파안대소하고 있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은 박성현의 우승으로 LPGA 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AP뉴시스


그야말로 괴력이다. 한국 여자골프 군단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사상 처음으로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궜다. 선수들의 노력과 부모의 헌신,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 합작해 만들어진 기록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LPGA 투어는 ‘한국 천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성현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헌트&골프 클럽(파71·641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마지막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이미림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낭자군단은 지난달 US여자오픈(박성현)을 시작으로 마라톤 클래식(김인경), 스코틀랜드오픈(이미향), 브리티시오픈(김인경)에 이어 LPGA 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한국은 2006·2010·2013·2015년 네 차례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선보인바 있다.

특히 태극 낭자 군단은 올해 LPGA 투어 23개 대회에서 절반이 넘는 13승을 쓸어 담았다. 올해 11개 대회가 더 남아있다는 점에서 한국 선수들의 시즌 최다승 기록인 15승(2015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여자 선수들이 최고가 된 원인을 살펴보면 부모의 헌신이 첫 번째로 꼽힌다. 자녀를 훌륭한 골퍼로 키우기 위해 생업도 그만두고 헌신하는 이른바 ‘골프 대디’가 한국에서 흔하다. 실제 장하나의 부모는 매년 1억원 이상을 딸에게 투자했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최근에는 40년 가까이 운영하던 서울 서초구 고깃집도 팔아 넘겼다.

영국 BBC는 “한국에서는 여성이 골프에 재능을 보이면 골프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가족이 헌신한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골프를 위해 투자하고 희생한 것이 많기 때문에 미국 선수들보다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국만의 독특한 국가대표 시스템이 한몫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과 세계랭킹 1위 유소연,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최혜진, 신지애, 김세영, 전인지, 김효주, 이미림 등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다. 국가대표는 1년의 절반 이상을 합숙하며 최고 수준의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는다.

국내 프로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도 선수들의 실력 상승을 부추긴다. 김남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사무국장은 28일 “LPGA는 2부 투어까지밖에 없지만 우리는 2부(점프)·3부(드림) 투어에서 경쟁을 벌이고 1부인 KLPGA 투어에 오르기 때문에 더 좋은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투어 대부분의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3억8000만원)를 추가하며 시즌 누적 상금 187만8615달러(21억1700만원)로 이 부문 선두에 등극했다. 다승 부문에서도 3승을 거둔 김인경에 이어 유소연과 함께 2승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는 130점으로 1위 유소연(150점)을 바짝 추격했다. 평균 타수(69.00타)에서도 1위 렉시 톰슨(미국·68.98타)을 코앞에 뒀다. 신인상은 따 놓은 당상이다. 신인상 포인트가 1285점으로 2위 엔젤 인(미국·600점)을 배 이상 따돌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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