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1기’ 완전체 돛 달았다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훈련이 시작됐다. 해외파를 포함, 엔트리 26명이 모두 합류한 첫 훈련이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몸을 푼 선수들은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잔디 위를 뛰기 시작했다. 때로는 신태용 감독의 주문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몸을 움직였다.

황희찬 손흥민 구자철 등 해외파 선수 8명이 이날 귀국, 곧바로 NFC에 합류하면서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신태용호 1기’가 마침내 완전체의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은 31일과 다음달 5일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다. 신 감독은 조기 소집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수비 조직력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공격 전술을 본격적으로 가다듬는다는 방침이다.

오른팔 골절상에서 회복한 손흥민은 “몸 상태도 좋고 뛰는 훈련을 많이 해서 체력 문제는 없다”며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신 감독과 함께 준비해서 축구 스타일을 잘 안다. 만원 관중 앞에서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소속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7골을 넣어 기대를 받고 있는 황희찬은 자신의 무릎 부상에 대해 “통증은 있지만 못 뛰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란을 꼭 한 번 상대하고 싶었는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 감독은 “해외파가 합류한 만큼 더 긴장을 하되 팀 분위기를 감안해 미소는 살리면서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해외파들의 몸 상태를 점검한 뒤 이란전에 나설 선발 공격수 2명을 최종 낙점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6일 방한한 이란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연일 고도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전날 훈련지인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곳은 한국에서 줄 수 있는 최선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이날 이틀째 훈련장소인 파주스타디움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가 돌변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질문에 “완벽하다. 마침내 한국에 온 것 같다”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에 신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며 “이란은 한국에 와서 대접을 잘 받고 있다. 감사히 있다가 가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주=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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