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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호 사면은 ‘불법이민 사냥꾼’ 악명의 전직 보안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불법이민자 단속 활동을 펼친 전직 보안관(Sheriff·카운티나 소규모 시 단위 경찰 총수) 조 아파이오(85·사진)를 전격 사면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AP통신과 BBC방송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사면권을 행사해 아파이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파이오는 수십년간 존경스러울 정도로 공무에 충실했기에 사면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아파이오는 남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이 많은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의 민선 보안관으로 24년간 재직하다 지난해 선거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2011년 불법이민자 색출을 목적으로 도로순찰을 하지 말라는 법원 명령을 무시하고 순찰을 지시한 일이 드러나 지난 6월 기소됐다. 오는 10월 최소 6개월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예상됐으나 사면으로 처벌을 면하게 됐다.

아파이오는 닥치는 대로 불법이민자들을 잡아들여 원성을 샀다.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아도 피부색이 히스패닉계로 보이거나 스페인어를 구사하면 불법체류 여부를 확인하는 ‘인종 프로파일링’ 기법을 써 논란이 됐다. 재소자에게는 분홍색 팬티와 흑백 줄무늬 죄수복을 입히기도 했다.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을 내건 트럼프 대통령과 죽이 맞아 지난해 대선 때 유세를 도왔다.

사면 소식에 히스패닉계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 애리조나주 출신 상원의원 존 매케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 주지사 등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라이언 의장은 “법 집행자들은 모든 인권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번 사면으로 그런 원칙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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