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교편’은 선생님 손에 들린 회초리



“그녀는 고향 모교에서 교편을 잡는 게 꿈이었다.”

교편(敎鞭)은 교사가 수업을 할 때 필요한 부분을 가리키는 데 쓰는 작은 막대기입니다. 선생님들이 출석부와 함께 가지고 교실로 오셨는데, 손바닥 같은 데를 가끔 맞아본 기억이 있나요. 벌 받을 짓을 한 애들에게는 회초리로도 쓰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교편을 잡다’는 교사 생활을 한다는 뜻입니다.

鞭은 가죽(革, 혁)으로 된 채찍이나 회초리를 이르는 글자입니다. ‘지도편달(指導鞭撻)을 바란다’고들 하지요. 鞭撻은 회초리를 들어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의미입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뜻으로,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도록 장려한다는 의미의 주마가편(走馬加鞭)에도 들어 있네요.

가르친다는 뜻의 敎도 회초리를 들고 아이들이 바르게 크도록 인도한다는 글자입니다. 오른쪽 부수가 손에 회초리 같은 걸 든 모양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TV 같은 데서 손에 기다란 막대를 들고 소 같은 짐승을 몰며 치는 목동을 보셨지요? 그게 牧(목)입니다. 작은 막대를 여럿 들고 셈하는 數(수), 창을 들고 공격하는 攻(공), 두드리는 북 鼓(고)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태가 달라지고 인심이 변하다보니 회초리의 의미도 달라졌지요. 그래도 선생님의 손에는 따끔한 회초리와 사랑의 채찍으로서의 鞭이 하나씩 들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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