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작은 거인, 챔프 탈환 부탁해!… NBA 뒤흔든 ‘깜짝 트레이드’

보스턴 셀틱스 시절 아이재아 토마스(왼쪽)가 지난해 11월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카이리 어빙을 수비하고 있다. 토마스는 22일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의 1대 4 트레이드에 포함돼 어빙과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NBA 홈페이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차기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탈환을 정조준했다.

클리블랜드는 22일(현지시간) “카이리 어빙을 보스턴 셀틱스로 보내고 아이재아 토마스와 재 크라우더, 안테 지지치, 2018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1대 4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2011년 드래프트 동기이자 소속팀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던 어빙과 토마스가 유니폼을 서로 맞바꿔 입은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데뷔 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프랜차이즈 스타 어빙을 잃었으나 라이징 스타 토마스를 데려와 큰 공백 없이 차기 시즌을 맞게 됐다.

사실 어빙의 이적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2011년 데뷔한 어빙은 2014년부터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와 함께 ‘빅3’를 구축해 클리블랜드를 이끌었다. 지난 3시즌 연속 클리블랜드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기여하며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일궈냈다.

어빙은 화려한 드리블을 뽐내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손꼽히고 있지만 제임스의 그늘에 가려 항상 2인자 신세에 머물렀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 6월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어빙은 보스턴에서 알 호포드, 고든 헤이워드와 함께 새로운 3인방의 중심에 서며 1인자가 될 기회를 잡았다.

‘보스턴의 심장’으로 불렸던 토마스는 지난 정규시즌 소속팀을 동부컨퍼런스 정상에 올려놓으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는 토마스의 활약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토마스는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슛,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175㎝의 작은 키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28.9득점을 올려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케츠)에 이어 부문 전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출중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어빙의 이적으로 타격을 받을 뻔했던 클리블랜드는 리그 최고 수준의 가드를 데려오는데 성공, 2017-2018시즌에도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달에는 2011년 최연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데릭 로즈도 영입했다.

문제는 토마스, 로즈 등 새 전력들과 기존의 제임스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다. 클리블랜드는 전적으로 제임스 위주의 팀이다. 토마스 역시 보스턴에서 자신에게 맞춰진 전술 하에 최적의 환경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두 1인자가 어떤 식으로 협력하느냐에 클리블랜드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제임스와 토마스가 지난 시즌 챔피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두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와 케빈 듀란트처럼 호흡을 잘 맞춘다면 두 번째 우승 달성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보스턴과 클리블랜드의 트레이드 승자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4시30분 현재 2만5000명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응답자의 58%가 클리블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토마스와 함께 영입한 크라우더는 전천후 포워드이며 제임스의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지치는 2년차 센터 유망주다. 리차드 제퍼슨, 카일 코버, 채닝 프라이 등 노쇠한 백업 라인업을 대체할 자원이다.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은 오는 10월 17일 2017-2018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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