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이 좋아요”… 루니, 에버턴서 부활

에버턴 공격수 웨인 루니가 2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17-2018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전반 35분 선제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리고 질주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날 루니의 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에버턴 페이스북 캡처


다재다능한 웨인 루니(32·에버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스타다. 등장부터 화려했다. 17세이던 2002년 8월 17일(현지시간)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기에서 EPL 데뷔전을 치렀다. 그해 10월 19일엔 아스날전에 출장해 당시 EPL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4년 8월 맨유로 이적한 그는 13년 동안 559경기 253골(EPL 183골·UEFA 챔피언스리그 34골 등)을 기록했다.

맨유의 간판스타로 군림하던 루니는 지난 시즌 부진에 빠졌다. EPL 25경기에 출장해 5골 5도움에 그친 것이다. 벤치로 밀린 루니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으로 돌아갔다.

에버턴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그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 EPL 통산 200호 골을 기록하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증명했다.

루니는 21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7-2018 EPL 2라운드에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35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상대 문전에서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땅볼 패스를 받은 루니는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EPL 462 경기 만에 통산 200호 골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루니는 이날 앨런 시어러(1992-2006·441경기 260골)에 이어 EPL 역사상 두 번째로 200골을 기록했다. 양 팀은 1대 1로 비겼다.

맨유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던 루니는 2014년 7월 루이스 판 할 감독이 부임한 이후 부진에 빠졌다. 판 할 감독은 축구 센스가 뛰어나고 활동량이 많은 루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시켰다. 루니는 제 역할을 해냈지만 공격 본능이 약해졌다. 2015-2016 시즌 루니는 공격수로 복귀했지만 판 할 감독의 점유율 축구 때문에 최전방보다 중원에서 볼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그 시즌 EPL 8골에 그쳤다.

로날드 쿠만 에버턴 감독은 이번 시즌 루니를 공격수로 출격시키고 있다. 공격 본능이 살아난 루니는 지난 12일 열린 스토크 시티와의 개막전에 이어 맨시티전에서도 골을 넣었다. 에버턴은 루니의 활약을 앞세워 1승1무(승점 4·8위)로 선전하고 있다.

루니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낸 맨유에서 은퇴할 수도 있었고, 돈을 보고 중국이나 미국 클럽으로 이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축구 하나만 보고 구슬땀을 흘렸던 꿈의 출발점으로 돌아갔다.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루니는 지금 EPL에서 가장 행복한 선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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