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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내달부터 대북 라디오 방송… 매일 밤 30분씩 한국어로



영국 국영방송인 BBC가 다음달부터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단파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다. 휴전선의 대북방송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북한 당국은 BBC의 이번 대북방송 계획을 둘러싸고 외교 채널을 통해 반대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방송 실무책임자인 프란체스카 언스워스 BBC 월드서비스 국장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매일 밤 북한 방송(조선중앙TV)에 나오는 한 여자(아나운서)를 통해서만 정보를 얻는다는 게 끔찍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언스워스 국장은 “북한의 반대 등으로 방송 송출이 조심스런 측면도 있지만 도리어 (지금의) 정치상황으로 인해 (대북방송이) 정당성을 갖게 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은 BBC에 한국어 서비스 발족을 분명하게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언스워스 국장은 “북한에 대답한 것 중 하나는 우리가 반체제 라디오가 아니라는 것으로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반체제 목소리가 아니며 정부 편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우리는 주민들의 편에 있으며 그것이 원래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새로 시작하는 대북방송은 신규 한국어 서비스로 한밤중에 매일 30분 동안 전파를 타게 된다. BBC 측은 탈북자 중 3분의 1 정도가 해외방송을 들었다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대북방송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북방송 실무진은 서울과 런던에 방송 인력을 절반씩 배치키로 했고 이중에는 최소 1명 이상의 탈북자 출신 인력이 포함될 예정이다.

앞서 BBC 월드서비스는 2차 대전 종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조직확장을 추진해 왔고, 대북방송을 포함한 12개의 새로운 언어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이를 위해 영국 정부로부터 2억8900만 파운드(약 4235억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받았고 1400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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