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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對北 식량 수출 급증… 北 경제 회복 징후?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한 식량과 식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의 대북 제재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과 함께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식품 수입이 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인용, “지난 2분기 약 30가지 식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2분기 중국은 북한으로 1만2724t의 옥수수를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수출량 400t의 32배나 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바나나 수출은 63t에서 1156t으로 급증했고, 밀가루도 0.6t에서 7.6t으로 늘었다. 이밖에 증류주도 210만ℓ에서 950만ℓ로 급증했고 맥주, 사탕, 과자, 초콜릿, 빵 등 식료품들의 수출도 증가했다. SCMP는 쌀 수출의 경우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가 부족해 다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분기 350만t에서 지난 2분기 1100만t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연이은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대북 제재에 나섰지만 인도주의 차원에서 북한으로 식량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시키지는 않았다.

중국의 대북 식량 수출 증가는 북한의 식량 부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고 SCMP는 분석했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 식량 생산량은 지난해 540만t으로 2014년에 비해 9% 감소한 상태다. FAO는 최근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량이 51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식량 부족 국가로 재지정했다.

하지만 푸단대 북·중 관계 전문가인 차이젠은 “북한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암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내부에 식량 수요가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식량 수출 증가가 반드시 식량부족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드니대 저스틴 헤이스팅스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식량·식품 수입 증가는 주민의 삶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으로 수입되는 식품은 주로 군인이나 고위층이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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