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클래식 공연 전당으로 발돋움

지휘자 정명훈이 지난해 8월 19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은18일부터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롯콘(롯데콘서트홀) 간다.”

서울에 클래식전문 공연장이 예술의전당뿐이던 과거엔 “예당(예술의전당) 간다”가 클래식 공연을 보러간다는 말과 같은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롯데콘서트홀이 생기면서 이제는 이렇게 말하는 게 같은 의미가 됐다.

19일 개관 1주년을 맞는 롯데콘서트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얘기다. 롯데콘서트홀은 18∼19일 지휘자 정명훈(64)과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을 초청해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무대를 꾸민다.

롯데콘서트홀은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국내 대표적 클래식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유명 지휘자와 연주자를 대거 출연시켜 공간 인지도를 높였다. 롯데콘서트홀은 지난 1월 한국인 최초 쇼팽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 리사이틀을 유치해 4000명이 넘는 관객몰이를 했다. 롯데콘서트홀 최다 관객이었다. 1년 동안 가장 많이 무대에 선 지휘자는 정명훈으로 14차례, 악단은 서울시립교향악단으로 23차례 공연했다. 1년 동안 관객 30만명이 롯데콘서트홀을 방문했다. 일평균 820여명이다. 티켓을 구매한 비율을 보여주는 유료 점유율은 63%.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대개 공연장의 유료점유율은 50%를 웃돌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관객들이 원하는 공연을 많이 기획한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르간을 연주하는 공연 ‘오르간 오딧세이’는 이미 롯데콘서트홀의 대표적 공연이 됐다. 롯데콘서트홀은 ‘엘콘서트’로 불리는 낮 대중공연과 저녁 시간대 전문공연 이원체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낮에는 주부와 어린이 등이 1만∼2만원으로 공연을 즐기고 저녁에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빈필하모닉 필라델피아오케스트라 등의 수준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 모였다. 자체 기획과 대관 공연 비율은 3대 7로 다른 공연장에 비해 기획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신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고 대형쇼핑몰 안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점은 음악가들에게도 매력으로 다가갔던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 관계자는 “롯데콘서트홀이 생기면서 공연이 다양해져 관객들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공연계 전체로는 ‘파이’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콘서트홀은 연간 운영비 200억원 중 상당 부분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또 대관료가 비슷한 수준의 공연장보다 2배나 돼 공연기획사와 연주자들 사이엔 문턱이 높다는 불만도 나온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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