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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투숙객 콕 집어 “수영 전에 샤워하라”… 스위스호텔 비난 폭주

스위스 알프스 휴양지의 한 호텔이 유대인 투숙객에게 수영장을 이용하기 전 샤워를 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걸어 이스라엘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보도했다.

스위스 동부 파라다이스 아로사 호텔은 최근 유대인 고객을 지목해 “수영 전에는 꼭 샤워를 먼저 하라. 규정을 어기면 당신 때문에 수영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호텔은 또 주방에 “유대인 투숙객들은 오전 10∼11시, 오후 4시30분∼5시30분 사이에만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린 계속 방해받길 원치 않는다”는 문구도 써붙였다.

이런 사실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진 뒤 논란이 확산되자 글을 쓴 호텔 관계자는 “유대인을 싫어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짓을 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수영장 안내문은 일부 유대인 투숙객들이 샤워를 하지 않고 옷 입은 채 수영장에 들어간다며 다른 손님들이 불만을 제기해 붙이게 됐다”고 해명했다. 주방 안내문에 대해선 “냉장고는 주로 유대인들이 코셔 식품(유대교 율법에서 정한 식품)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텔에 대한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분위기다. 치피 호토벨리 이스라엘 외무차관은 “최악의, 가장 추악한 반유대주의 행동”이라며 정식으로 항의했다. 미국 소재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몬 위젠탈 센터 측은 “유대인에게 ‘샤워’는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수용소에서 자행됐던 가스실 집단학살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스위스 정부에 호텔 문을 닫게 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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