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고객 안심 차원에서 당분간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농장에서 납품받은 계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예방 차원에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고 신선식품 규정에 따라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 반납시 영수증을 첨부하고 개봉하지 않은 정상 제품은 환불받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2000여 매장을 운영 중인 농협하나로마트와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슈퍼마켓도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생란과 가공란 및 국내산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간편식 전 제품에 대해 신규 발주와 판매를 중단했다. 쿠팡과 위메프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 쇼핑사이트들도 생란과 구운 계란, 과자류 등 관련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는 계란 확보에 차질이 생겨 계란 가격이 상승하긴 했어도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물량이 달려 일부 제품의 판매가 중단된 적은 있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계란 제품의 판매가 중단된 것은 처음”이라며 “상당한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계란은 제과와 제빵, 음식점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원재료다. 3일간 전수검사 기간 계란 수급이 제한되면 계란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CJ푸드빌 관계자는 “2∼3일 쓸 계란은 비축이 돼 있으나 검사기간이 길어지거나 살충제 성분이 다른 농장에서도 검출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규모가 작은 동네빵집이나 김밥을 주메뉴로 내놓는 분식집들은 당장 계란 확보가 급하지만 매출하락이 더 걱정이다. 소비자들이 계란이 들어간 음식을 꺼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부 김현숙(57·서울 불광로)씨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들에게 김밥 등 계란이 들어간 음식은 당분간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