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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포드 “대북 경제·외교 압박 실패 땐 군사적 옵션 검토”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왼쪽)이 14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회견에서 미군은 한국과 괌, 미 본토를 방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은 14일 “미군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대북 외교적, 경제적 압박 노력을 지원하는 데 우선 목표를 둔다”며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대응과 조치는 동맹 차원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모두가 현 상황을 전쟁 없이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방위를 위한 미국의 공약은 변함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미국 군 서열 1위다. 한·중·일 3국 순방 차원에서 방한한 그는 문 대통령 예방, 송영무 국방부 장관 면담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한국 방문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선 대북 외교·경제적 압박, 실패 시 군사적 옵션 준비’ 발언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던포드 의장이 말한 군사적 옵션은 외교·경제적 압박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그는 평화적 해결방법에 우선 목표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반면 던포드 의장은 외교적 압박을 우선시하면서도 ‘군사적 옵션’을 빼놓지 않아 한·미 양국 간 온도 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던포드 의장 접견은 오후 4시30분부터 50분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던포드 의장의 아버지 조지프 던포드 시니어가 미 해병대원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면담에선 사드(THAAD) 배치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다른 군사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던포드 의장은 문 대통령 예방 직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의 괌 타격 시 미국의 군사적 조치 가능성에 대해 “우리 임무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고, 둘째는 공격을 받을 경우 단호한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던포드 의장은 이어 “한반도 전쟁은 끔찍한 일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내려는 것”이라면서 “우리 임무는 대북 억제가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해 한·미 지도부에 군사적 옵션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괌과 미 본토를 보호할 능력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위협이 나타날 때마다 그에 맞게 우리의 태세와 능력을 향상하고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던포드 의장은 ‘북한이 괌에 미사일을 쏘면 대북 선제타격이 이뤄지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역할은 북한이 괌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까지일 뿐”이라면서 “(선제타격은) 최종 단계에서 미국 대통령과 동맹국 지도자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 발언이 한반도 정세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듣는 사람을 고려한 화법을 구사한다. 듣는 사람 중 하나는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일 것이며 나머지는 중국 정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조정 또는 축소 논의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송영무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 등 우리 측 군 고위 인사들과도 잇따라 면담했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 북한군 동향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던포드 의장은 북한이 남한에 핵 공격을 가할 경우 미국이 핵으로 보복할 것을 약속하는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을 활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드 관련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사드 배치는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동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담에선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UFG 연습을 거론하며 “제2의 조선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핵전쟁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발적 사건으로 불꽃이 튕긴다면 그 어떤 힘으로도 전쟁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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