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또 나왔다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1851∼95)의 진짜 얼굴은 베일에 싸여 있다. 몇 차례 추정 사진이 나오긴 했지만 확인된 건 없다.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명성황후로 추정되는 초상화(사진)가 나왔다. 서울 종로구 다보성갤러리에서 14일 개막한 ‘대한제국 120주년·광복 72주년 기념 구한말/일제 강점기 특별전’에서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사진이 없어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시된 유물들이 운현궁에서 흘러나온 점 등으로 보아 맞지 않나 싶다”며 문제의 초상화를 공개했다. ‘전(傳) 명성황후 초상’이라는 제목의 초상화는 세로 66.5㎝, 가로 48.5㎝ 비단에 담채로 그려졌다. 하얀 두건을 쓰고 두툼한 서양식 가죽 소파에 얌전히 앉아 있는 평상복 차림의 전신 초상화다.

김 대표는 명성황후 추정의 근거로 족자 뒷면의 ‘민씨부인초상(閔氏婦人肖像)’ 글자 중 ‘민씨’가 훼손된 걸 적외선 촬영을 통해 확인한 점, 평상복이지만 저고리와 치마에 모란문 삼엽문(三葉紋)이 있는 점, 고급 가죽신을 신은 점 등을 들었다.

의친왕의 차남 이우 공의 부인 박찬주 여사의 고종사촌으로 운현궁에서 수십 년 살았다는 박보림(90)옹은 회견장에 나와 “모자나 의자가 일반 가정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라 명성황후가 맞다고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거들었다.

복식 전문가인 고부자 전 단국대 교수는 “옷고름 동정 깃 너비 등 복식으로 봐서는 명성황후 생존 당시와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저고리 길이가 길고 옷고름은 너비도 너무 넓고 길다는 것이다. 그는 “후대에 누군가 명성황후를 추모해서 그렸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