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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는 美… 군사적 옵션보다 외교적 해법으로?

송영무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송 장관과 던포드 의장은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의 방한은 북한과 미국 사이 긴장이 최고도로 오른 시점에서 이뤄졌다.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괌 근해에 발사하겠다고 협박장을 보낸 상황에서 미군 고위 당국자가 한반도를 찾은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미 정부가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던포드 의장은 14일 오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 등 우리 측 군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 북한군 동향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 방안을 마련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보고하겠다고 위협한 것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던포드 의장은 송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를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미국의 최우방이자 동맹국인 한국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인 점을 염두에 둔 듯 “많은 미국인이 송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또 기뻐한다. 특히 해군 장군들이 가장 좋아했다”고 전했다.

던포드 의장은 북한이 남한에 핵 공격을 가할 경우 미국이 핵으로 보복할 것을 약속하는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재래식과 핵 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 기간 중 중거리,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으로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한·미는 올해 UFG 연습을 확대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예년 규모로 치를 계획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관련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임박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키 위해 사드를 임시 배치하되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는 그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는 지난 12일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서 실시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전자파와 소음이 기준치 이하로 나온 데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던포드 의장은 13일(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서 자국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전쟁하지 않고 현재 대치 국면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란다”면서도 “다만 대북 압박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옵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는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북한 문제를 논의한 뒤 중국으로 떠났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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