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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마음 근력 키우기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근력은 근육의 수축에 의하여 생기는 힘, 말하자면 근육의 힘 또는 그 힘의 지속성을 말한다. 근력은 보통 30대 초반까지는 증가하나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약간 떨어지고 노년기에는 감소한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30∼50% 정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근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게 되면 몸의 균형은 물론이고 신체 노화를 늦추고 특히 각종 통증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게다가 근력이 좋으면 몸의 회복력도 빠르다. 외부 자극에 의한 충격이 있더라도 이를 회복시키는 힘이 근력이 좋을수록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근력 강화 운동은 본인의 건강한 삶을 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마음 근력이란 말이 있다. 마음도 늙어가고, 힘이 없어지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두려움을 느낄 만큼 만사가 뒤틀어지기도 하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런 궤도 이탈에서 다시 정상으로 복원시키기 위해선 마음에도 근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신의학과에서는 우울증을 개선시키거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마음의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고교생 대상으로 두 달 동안 매일 10분씩 감사일기 쓰기와 명상, 정기적인 강점 발견 토론과 존중고백 훈련을 했더니 그 이전과 비교해 자기조절 능력이나 대인관계가 월등히 좋아졌다는 한 대학의 연구보고서도 있다.

여름휴가를 갔다 온 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현대인이 스트레스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피할 수 없다면 맞서 싸우다 탈진하기보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다루는 게 현명한 일이다. 마음 근력이 늘어나면 스트레스나 불안에 대처하는 능력이 강해진다. 심리학 정신의학 등에서 회복탄력성이라고 정의하는데 역경이나 시련으로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 세진다는 뜻이다.

국어사전에서 근력을 찾아보면 근육의 힘 이외에 ‘일을 능히 감당해내는 힘’이란 뜻도 있다. 그러니 마음 근력을 키우는 게 신체 근력 못지않게 중요한 일 아니겠는가. 폭염이 절정이지만 벌써 가을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7일)다. 선선한 가을에 내 안의 스트레스를 요리할 수 있는 힘, 마음 근력 키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해봄이 어떤가.

글=김명호 수석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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