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호 골… 황희찬, 유럽무대서 펄∼펄



황희찬(21·RB 잘츠부르크·사진)의 별명은 ‘황소’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왜 이런 별명을 얻었는지 알 수 있다. 거침없이 내달리고, 몸을 날린다. 저돌적 드리블로 상대 측면을 녹여 버린다. 흡사 FC 바르셀로나의 ‘득점기계’ 루이스 수아레스를 연상시킨다. 그는 현재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찾기 힘든 유형의 공격수다. 활용 가치가 높은 것이다. 유럽 무대에서 우직하게 ‘황소걸음’을 걷던 그가 시즌 5호 골을 터뜨리며 신태용 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줬다.

황희찬은 6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3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4-0으로 앞서 있던 후반 28분 교체로 투입돼 3분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LASK 린츠전에서 정규리그 첫 골을 넣은 황희찬은 이날 추가골로 정규리그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8경기(정규리그 3경기·컵대회 1경기·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4경기)에 출전해 5골(정규리그 2골·컵대회 1골·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2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0.625골의 뛰어난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황희찬은 중·고교 시절부터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았다. 포항 스틸러스의 유소년팀인 포철중·고를 거친 그는 포항의 우선 지명을 받았지만 2014년 말 오스트리아 리그로 이적하는 도전을 택했다. 2015년 4월 18일 잘츠부르크 2군 격인 FC 리퍼링에서 데뷔골을 넣은 그는 그해 12월 1군 팀으로 승격했다. 2015-2016 시즌엔 각종 대회 32경기에서 11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35경기 16골 2도움을 기록한 그는 세계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77㎝, 70㎏인 황희찬은 움직임이 빠르고 유연하다. 드리블 능력도 뛰어나 상대 수비수 한두 명은 쉽게 따돌린다. 체구가 크지 않지만 몸싸움에 능하다. 황희찬의 재능을 눈여겨본 신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이던 2015년 10월 19세였던 그를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 독일전에서 골을 넣는 등 맹활약으로 한국의 8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황희찬은 성인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키워 가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17일 도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대표팀 데뷔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승선할 가능성이 높다.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 능한 황희찬은 신 감독이 선호하는 유형의 공격수다. 또 황희찬은 다른 유럽파들에 비해 일찍 시즌에 돌입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황희찬이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이끌 희망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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