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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 인간의 뇌를 스마트폰에 비유 “껐다 켰다 하면 제대로 돌아와”

서울대의대 모 교수의 환자 비하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보건시민사회단체는 해당 교수의 의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대의대와 서울대병원는 침묵으로 일관, 눈총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아직 직접 환자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했다.” 최근 서울대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강의 도중 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교수는 환자를 설명코자 다소 격한 표현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거세다. 특히 문제가 되는 발언은 치료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와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관련 보건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다음 문제가 된 발언 일부다.

“영화에서 많이 봤지? 전기고문하고 이러는 거. 원리가 뭔 줄 알아? 핸드폰 버벅이면 어떻게 해? 껐다 켜잖아. 뇌에 스위치를 껐다가 잠깐 전기를 줘서 껐다가 다시 키는 거야. 그러면 스마트폰이 제대로 돌아오듯이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는 거야. (전기치료요법)은 기가 막히게 좋은 치료법이지. 지금도 급하면 찾는 치료법이야. 정신질환 환자가 밤새 ‘가가각각가가각 가각각가가각’ 하면(불면증을 호소하거나 발작 등을 하면) 약으로 어느 세월에 고치겠어. 그냥 전기 한 번 딱 줬더니, ‘가가가가각’ 한 번 더 줬더니 ‘잘래요’ 그러지.”

해당 교수는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환각은) 위험한 거예요. (의사가) ‘뛰어내려’ 하면 환자들은 뛰어내릴 수도 있지. 육교에서, 15층에서 그냥 뛰어내리는 거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 중에는 정신분열자들이 많아. 이러한 사망을 뭐라고 불러야하지? 사고사? 어쨌든 ‘뛰어내려’라고 말하기만 해도 (환각 증상이 있는) 환자는 그냥 뛰어내릴 수가 있지.”

수업을 들은 학생들도 강의평가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적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정신장애인을 비하한 서울대의대 교수의 의사자격을 박탈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센터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교수 같은 의사 부류에게 우리는 그저 물건이었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의 고통을 우스개 소리로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강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전기 치료와 관련한 해당 교수의 발언과 관련, “정신장애인은 정신병원에 질환을 치료하러 갔음에도 해당 교수는 치료는커녕, 전기 치료하는 환자의 고통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 그들의 이러한 결정은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또한 센터는 “정신질환자들은 환청이나 망상이라는 증상을 가지고 있어도 지역사회 내 사람들과의 관계맺음 속에서 살아갈 수 있고, 실제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정신장애인들은 끊임없이 표류해야 하는 불안한 삶을 강요받아왔다”이라고 밝혀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해당 교수는 최근 해당과 주임교수 및 과장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교수의 입장발표만 있었을 뿐 병원과 의대의 징계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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