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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과 대화는 끝났다”… 독자적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함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두 정상은 31일 전화통화를 통해 대북 제재를 협의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북한에 대해 ‘새로운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면서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31일 통화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NHK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50여분간 통화 후 취재진에게 “추가적 조치를 취하는 문제를 상당히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일 정상은 무엇보다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노력에 중국이 동참할 것을 거듭 요구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평화적 문제 해결 노력을 모조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태를 악화시켜 왔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를 설명하면서 “대화를 중시했던 김정일 체제와 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는 김정은 체제는 전혀 다르다”고 발언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의 대북 방위체제 향상 필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30일(현지시간) 성명과 트위터 글에서 “북한에 대한 대화는 끝났으며 중국은 더 강한 대북 제재안을 지지할지 말지를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북 압박을 실질적으로 강화하지 못한다면 긴급회의를 열어봐야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해 미국이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이미 수많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지만 모든 안보리 회원국들이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고도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결의안을 내지 못하면 북한 독재자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제한하고 △북한 항공기·선박 운항을 통제하고 △북한 고위 관계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 등이 새로운 대북 제재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이 중·러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가 늦어질 경우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 제재)을 포함한 독자 제재를 먼저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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