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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기업인 2차 만찬 메뉴는 ‘상생·소통’ 역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을 하며 잔을 들어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2차 만찬 간담회에는 상생과 소통을 주제로 한 메뉴가 대거 등장했다. 기업 중심에서 가계 중심 경제정책으로 무게추를 옮긴 문 대통령이 재계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임지호 셰프가 직접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본관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참석했다.

청와대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자 상춘재 앞뜰에서 열었던 사전 호프타임 장소를 본관 로비로 옮겼다. 본관 로비에서 손님에게 음식을 제공한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또 1차 간담회와 달리 화합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수제맥주업체 ‘세븐브로이’ 맥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을 제공했다. 호프타임이 ‘칵테일타임’으로 발전한 셈이다.

칵테일타임 안주로는 황태절임과 호두·아몬드·땅콩을 활용한 요리, 수박·치즈 조리 요리가 제공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황태절임은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황태처럼 많은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넘어 상생의 길을 찾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길 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견과류 요리를 둥그렇게 원처럼 플레이팅한 요리는 ‘꿈의 완성’을 뜻한다고 한다. 씨앗이 품은 생명이 미래로 이어져 원으로 완성되는 의미를 담았다. 수박을 파내 수분을 말린 뒤 치즈와 함께 낸 요리는 이질적인 두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내용을 담았다.

식사로는 콩나물을 이용한 밥과 오이냉채, 황태포 사이에 묵은지를 넣고 대추 들기름으로 만든 찜, 부추김치와 장조림, 황태조림이 제공됐다. 이날 참석 기업 중에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삼성전자, ‘땅콩 회항’으로 논란을 빚었던 대한항공,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고난의 과거’를 잊고 함께 힘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제공되는 요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총수들은 20여분간 칵테일타임을 한 데 이어 본관 인왕실에서 간담회와 만찬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했고, 총수들은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논의, 최저임금 문제와 비정규직·협력업체 상생 방안도 격의 없이 논의했다. 정부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등이 배석했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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