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결국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국민 성원”이라고 말했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성장 우선주의를 비판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데 대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격려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2, 3차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고, 기업인들은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특히 경력단절 여성 고용 확대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상생펀드 조성, 협력업체 지원 등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호응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상춘재 앞뜰에서 가진 사전 ‘호프 타임’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앞에 둔 채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God+오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격려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라면 가격 동결, 업계 최소 수준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 1500억원의 상속세 분할 납부 등을 칭찬하며 ‘갓뚜기’라고 표현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고용 현황도,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란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모델 기업”이라고 극찬했다.
재계와의 회동 첫날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등 14대 그룹 기업인 중 7명이 자리했다. 상생 경제 모범 기업으로 꼽힌 오뚜기의 함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함께했다. 회동은 예정시간 75분을 훌쩍 넘긴 2시간35분간 진행됐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