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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8시간만에 계좌 10만개 돌파…가입 폭주로 접속 장애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세빛둥둥섬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내빈들이 무대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뉴시스




27일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 12시간 만에 가입계좌 수 18만개를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첫날 가입자(2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접속자 폭주로 계좌 개설, 대출 신청이 장시간 마비되는 문제점도 노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7시 문을 연 뒤 가입계좌 수가 오후 7시 기준 18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약 33만건이었다. 시중은행의 지난해 전체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15만5000건)를 하루도 안 돼 넘어섰다.

다만 계좌 개설이 폭증하면서 오전 9시쯤부터 접속 오류가 잇따랐다. 직접 가입을 시도해보니 앱스토어에서 ‘카카오뱅크’ 앱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한글로 카카오뱅크를 검색하면 다른 은행 앱들이 먼저 나왔다. 영어로 ‘kakaobank’를 입력해야 쉽게 검색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앱 다운로드 수가 적어 발생한 문제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7분이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홍보했지만 오전 내내 서비스가 30분 넘게 지연됐다. 오후에 다소 접속이 수월해져 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출상품 이용은 오후 늦게까지 불가능했다. 카카오뱅크는 앱에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신용평가사 등의 서버 문제”라며 “카카오뱅크는 시간당 10만명이 이용해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나이스평가정보 등에서 정보를 받아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접속자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나이스평가정보의 서버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일부 은행 및 카드사의 대출 심사도 차질이 빚어졌다.

카카오뱅크 측은 서비스 지연 사태가 곧 해결될 것으로 자신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폭발적인 관심 때문에 접속이 폭주한 것 아니겠느냐”며 긴장감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 앱은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앱 실행 시 처음 가입할 때 등록한 ‘패턴 인식’만 입력하면 계좌 잔액을 볼 수 있다. 시중은행 앱이 공인인증서 로그인 절차 등을 둔 것에 비해 간편했다. 예·적금 상품 등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든 점도 눈에 띄었다. 시중은행 앱이 여러 상품을 나열한 것에 비해 예·적금 및 대출상품은 각각 3종류가 전부였다. 계좌이체도 편리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카카오톡 친구 목록 내 상대방을 선택하면 카카오톡으로 송금 메시지가 전송된다. 상대방이 카카오뱅크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전송받은 메시지에 은행 계좌를 입력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상품 금리는 케이뱅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자유적금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기본 연 2.0% 금리에 자동이체 시 0.2% 포인트를 추가해준다. 케이뱅크는 모든 우대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최고 2.5%다. 케이뱅크의 미니K 마이너스통장 확정금리는 연 5.5%인데 카카오뱅크는 최대 300만원까지 최저 연 3.35% 금리의 ‘비상금 대출’ 마이너스통장 상품을 판매한다.

전국 11만4000여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체크카드 없이 무료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카카오뱅크의 강점이다. 케이뱅크는 GS25 편의점에 깔린 현금지급기 1만여대에서만 무료 출금이 가능하고, 입금은 600여대에서만 할 수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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