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도사’ 커리도 긴장?… 하프라인 슛 대결 ‘0’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왼쪽)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 언더아머-스테픈 커리 아시아 투어 라이브 인 서울’ 5대 5 미니게임 행사에서 주희정의 수비를 피해 패스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커리가 팬들과 함께 셀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뉴시스·최현규 기자


‘슛도사’가 던진 슛이 림을 가르자 경기장 가득 하이톤 함성이 울려 퍼졌다.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한국 팬들이 보여 준 열정에 감동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7 언더아머-스테픈 커리 아시아 투어 라이브 인 서울’ 행사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일부 열성 팬들은 꼭두새벽부터 체육관을 찾았다. 선착순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좀 더 가까이에서 커리를 보기 위해 출입구 앞에서 진을 쳤다.

2016-2017 NBA 파이널 우승을 이끈 커리가 나타나 “안녕하세요” 하고 한국말로 인사하자 팬들은 코트가 떠나갈 듯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를 보고 환하게 웃던 커리는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오늘 즐기러 왔다”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2500여명의 팬들이 찾아왔다. 커리는 한국 팬들과 어울려 자신의 비법을 전수하는 농구 클리닉, 공을 들고 장애물 사이를 넘나드는 스킬 챌린지, 하프라인 슛, 3점슛, 5대 5 미니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팬들은 드리블, 패스 등 커리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커리의 잘하기로 소문난 ‘하프라인 슛’ 대결이었다. 커리는 첫 방한에 긴장한 탓인지 5번의 슛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형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동생 세스 커리(댈러스 매버릭스)가 1개를 성공했다. 그래도 커리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커리보다 더 신난 사람도 있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골수팬 신현빈(27)씨다. 그는 커리가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하프라인 슛을 성공했다. 그리고는 커리가 NBA 경기에서 종종 선보였던 골 세리머니를 완벽히 재현했다. 자신을 따라하는 모습을 본 커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신씨와 엉덩이를 서로 맞부딪치며 반겨줬다.

신씨는 “혹시나 슛을 넣을까봐서 커리의 세리머니를 준비했죠.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서 날아갈 듯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커리는 신씨에게 자신의 사인 농구화를 선물한 뒤 직접 신겨주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커리는 “오늘 행사로 많은 팬들의 에너지를 느꼈고, 좋은 기운을 받아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농구 클리닉 등에 참가한 한국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많다. 저와 동생 세스 커리의 모습을 보고 한국 선수들도 ‘언젠가 나도 NBA에서 뛰어야지’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커리는 한 시즌 최다 3점슛(402개), 157경기 연속 3점슛(1위) 등 NBA의 각종 3점슛 기록을 세우며 현대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지난해 NBA 사상 첫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지난 1일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와 5년 총액 2억100만 달러(약 2300억원) 조건으로 재계약에 성공, 자신의 몸값을 NBA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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