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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내년 실전배치 당초보다 2년 앞당겨져”

북한의 과거 탄도미사일 발사장면. 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내년에 실전배치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북한의 ICBM 보유 시기를 빨라야 2020년이라고 전망한 당초 예측을 2년 앞당긴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을 기해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경우 어느 때보다 강경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지난 4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 ICBM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안정적인 핵탄두 ICBM을 이르면 내년부터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몇 달간 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기초 설계능력을 입증했으며, 추가 발사시험을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DIA는 전망했다. 또 북한의 ICBM이 현재는 시제품 제작 단계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ICBM 개발이 막바지 단계라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북한의 ICBM 보유는 일러야 2020년이 돼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DIA가 ICBM 개발 예상 시점을 대폭 앞당긴 것은 이달 초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성공 후 한국 정보 당국의 분석을 반영한 결과라고 WP는 전했다.

예상보다 빨라진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정보 당국으로부터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뒤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성공은 걱정스러운 진전”이라며 “미국은 더욱 긴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난 8년간 미사일 방어를 게을리해 왔다”며 “의회와 행정부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26일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반응하지 않았다. 이로써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해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데드라인(마감시한)’을 넘게 됐다. 일단 정부는 제안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차분하게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준비하는 정황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27일 북한이 ICBM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조성은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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