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는 지금 ‘인터넷 전쟁’] 中, VPN까지 차단… 학술분야 위축 우려

한 여성이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컨퍼런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검색하고 있다. 여성이 검색하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등 대부분은 중국에서 차단된 상태다. AP뉴시스


중국의 과도한 인터넷 통제로 학술 분야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인터넷 감시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우회할 수 있는 통로였던 가상사설망(VPN)까지 차단하면서 ‘두뇌 유출’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내 학자들은 연구를 위해 ‘구글 학술’ 등의 검색은 필수다. 칭화대에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호세 파스토 프레자 박사는 “10분마다 구글 검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VPN을 이용해 중국에는 차단된 구글과 트위터에 접속해 최신 연구 동향을 살피고 해외 학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최근 VPN 차단 정책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며 “외부 세계와의 차단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한 대학의 물리학과 중국인 교수도 “바이두(중국 검색 엔진)는 소용이 없다”면서 “구글이 없다면 학술 연구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도한 인터넷 통제에 대한 우려는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류빈제 전 국가신문출판총서 서장도 중국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언론, 통신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다며 ‘구글 학술’의 허용을 지지했다. 뤄푸허 정협 부주석도 “광범위한 인터넷 제한이 해외 투자자와 중국 내 기업 운영에 주요 우려 요인이 됐다”며 최고지도부가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전의 HSBC 경영대학원 크리스토퍼 발딩 교수는 “8년 전 중국에 왔을 때와 지금은 너무나도 다른 환경”이라며 ‘중국을 떠나겠느냐’는 질문에는 “떠날지를 고민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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