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이-팔 충돌 다시 격화… 최소 7∼8명 사망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2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최루탄을 쏘자 도망가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템플마운트에 금속탐지기와 보안 카메라 등을 설치해 무슬림의 출입을 통제하자 시위를 벌였다. 신화뉴시스


한동안 잠잠하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충돌이 다시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이 예루살렘의 성지 ‘템플마운트’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촉발된 갈등은 유혈충돌과 보복살인으로 이어져 양쪽에서 최소 7∼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템플마운트 주변에서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아랍계 남성들의 총격으로 이스라엘 경찰 3명이 숨진 뒤 표면화됐다. 이후 이스라엘 당국이 템플마운트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무슬림의 성지 출입을 통제하자 팔레스타인 측의 반발이 거세졌다.

무슬림 금요 합동 예배일이었던 지난 21일 동예루살렘 구시가지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조치에 분노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병력이 충돌해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런 상황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금속탐지기가 사라질 때까지 이스라엘과의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1일에는 팔레스타인 남성이 동족의 희생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며 이스라엘 정착지 가정에 침입해 일가족 3명을 살해하면서 유혈충돌이 ‘민간인 대 민간인’ 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자 국제사회도 진화에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과 템플마운트의 관리를 담당하는 요르단을 향해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템플마운트는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공동 성지로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점령한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솔로몬왕의 예루살렘 성전이 있던 곳으로 믿어 온 유대인들은 로마 제국에 의해 파괴된 예루살렘 성전의 벽(통곡의 벽)을 유대교 최고의 성지로 삼았다.

반면 같은 공간을 ‘하람 알샤리프’로 부르는 무슬림에게 이곳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황금 바위 돔(바위사원)’과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아크사 모스크가 위치한 성스러운 장소다. 성지가 겹치면서 관할권을 둘러싸고 숱한 갈등과 유혈충돌이 계속됐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