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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제재에도… 北 경제 17년 만에 최대 성장, 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북한 경제가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성장의 폭이 큰 것은 2015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밝혔다. 2015년 -1.1% 성장한 뒤 반등에 성공, 1999년(6.1%) 이래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 성장률(2016년 2.8%)을 앞지른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격차도 2015년 22.1배에서 지난해 21.9배로 좁혀졌다. 그러나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GNI)은 36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남한(1639조1000억원)의 45분의 1 수준(2.2%)에 불과하다.

산업 구조를 보면 농림어업과 광공업, 전기·가스·수도업 비중이 커졌다. 특히 전기·가스·수도업이 전년 대비 22.3% 성장하며 두드러졌다. 2015년엔 -12.7% 성장했었다. 북한은 수력발전 중심인데 당시 심각한 가뭄을 겪었기 때문이다. 석탄 생산이 늘어난 광업(8.4%)과 중화학공업 중심의 제조업(4.8%) 성장을 바탕으로 광공업(6.2%)은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한은은 “가뭄 등의 피해로 2015년 크게 위축됐던 북한 경제 성장세가 지난해에는 기저효과로 크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후 실용주의 정책을 선택하며 성장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은이 자료를 보유한 김일성 집권기 1990년 이후 5개년 평균 성장률은 -4.5%, 김정일 집권기 17개년 평균 성장률은 0.2%인 데 비해 김정은 집권 후 5개년 성장률은 1.2%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평양을 중심으로 각종 소비재 판매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무역 규모 증가도 도움이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대외무역 규모는 6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대중 무역규모는 60억5000만 달러로 6.1% 증가했다.

현재 북한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려 올해 경제 성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 식량농업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01년 이후 최악의 가뭄 피해로 곡물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줄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지난달 밀과 보리 6만t, 감자 25만t 등 총 31만t의 이모작 작물을 수확했다. 이는 44만7000t을 수확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감소한 규모다. 이모작 작물은 북한 전체 곡물 수확량의 10%에 불과하지만 춘궁기에 중요한 식량 공급원이다.

FAO의 빈센트 마틴 중국·북한대표는 “북한의 올해 쌀 수확량이 전례 없는 규모인 200만t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가뭄으로 피해를 본 농부들과 임산부,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즉각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홍석호 노석철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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