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을 시속 1200㎞로 달리는 차세대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사진)’가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 정부가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DC를 연결하는 하이퍼루프용 지하터널 건설 계획을 구두(verbal)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퍼루프는 워싱턴과 뉴욕을 29분 만에 주파할 것”이라며 “각 도시에 지상과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출입구를 최대 12기 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꿈의 이동수단’으로 불리는 하이퍼루프는 진공관 속의 자기장으로 얻은 추진력을 이용해 이론상으로 음속(시속 1224㎞)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머스크는 2013년 하이퍼루프 구상을 공개했고, 지난해 5월에는 네바다주 사막에 설치한 진공관에서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다만 상용화 단계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퍼루프용 지하 터널의 예상 길이는 약 354㎞로 현존 세계 최장 터널인 스위스의 고트하르트 베이스터널(57㎞)의 6배가 넘는다. 터널 건설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연방정부의 공식 승인과 주정부, 시정부의 승인 절차도 남아있다. 머스크는 구두 승인 소식을 전한 뒤 “하이퍼루프가 빨리 만들어지길 바란다면 당신 지역의 연방 하원의원들에게 이야기하라”며 “그러면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