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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야구감독 10년 전엔 더 심해 “채찍으로 때렸다”… 증언 쇄도



충남 소재 A대학교 야구부 B감독이 한 선수의 뺨을 때리고(왼쪽) 발로 얼굴 쪽을 가격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선수 폭행 사실이 알려진 충남 A대학교 야구부 B감독이 이전에 맡았던 고교 야구팀에서도 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B감독의 폭행으로 공황장애에 시달리다 아예 야구를 포기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B감독은 본보 보도 직후 A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국민일보 7월 20일자 8면 참조).

10년 전 경기도 성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B감독에게 지도받았던 C씨(28)는 21일 “당시 내성발톱 증상이 있었는데 B감독이 내성발톱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뺨을 때리고, 일부러 발을 세게 밟아 고름을 터뜨렸던 적도 있다”고 기자에게 밝혔다. 그는 “B감독의 폭행으로 같이 야구를 했던 친구는 공황장애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그 친구는 B감독 때문에 결국 야구를 그만두고는 2∼3년 전까지 약물 치료를 병행했다고 한다. C씨도 그때 트라우마 탓에 지금도 야구공을 던지지 못한다.

또 B감독은 당시 한 선수가 일요일에 교회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님이 밥 먹여주냐” “하나님이 지금 눈에 보이냐”라며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야구배트로 때렸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씹던 껌을 머리에 뱉거나, 채찍으로 때렸다는 증언도 있었다. 9년 전 서울 성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B감독에게 2년 가까이 지도를 받았던 D씨(26)도 “영상에 나온 딱 그 정도 수준으로 많이 맞았다”며 “이마에 B감독이 던졌던 담뱃갑에 세게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증언했다.

A대 야구부 소속 선수와 지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선수들은 평소 훈련 과정에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야구부 지인 E씨(27·여)는 “지난해 여름엔 3학년 학생 전체가 몰래 수원으로 도망간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E씨에 따르면 F선수는 “야구하기 싫다” “감독이 싫다” “생활이 감옥 같다”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징계 수위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문체부 관계자는 “영상 증거가 확실한 상황에서 관건은 징계 수위”라고 밝혔다. 10년 전 폭행 사실에 대해선 “워낙 오래전 일이라 확인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확정적 증거가 있다면 징계 심의 때 참고하라고 할 순 있다”고 전했다.

B감독은 폭행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직후 A대에 사표를 제출하고 다음 날 열린 시합에 나오지 않았다. A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문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글=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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