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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외교결례… 정상 부인 영어실력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2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트럼프 양 옆)와 식사를 위해 앉아 있다. 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아메리카 퍼스트’와 그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헬로(hello)라는 말도 못한다”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을 공개적으로 폄하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아베 총리 부인 옆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훌륭한 여성인데, 영어는 못했다. ‘헬로’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자리였다. 일본인 통역사가 없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키에 여사는 2014년 9월 포드재단에서 영어로 연설하는 등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정상 부인의 영어 실력을 언급한 것 자체가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 여사에게 “몸매가 참 좋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손녀 아라벨라 쿠슈너(5)의 중국어 실력은 치켜세웠다. 인사차 인터뷰 현장을 찾은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니 하오(안녕하세요)” “워 아이 니(사랑해요)”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라벨라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대화를 나눴다며 “똑똑한 유전자를 가졌다”고 말했다.

연이은 설화(舌禍)와 불통(不通) 리더십, 러시아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36%)으로 추락한 가운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 우선주의 6개월’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취임 초기 성과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정부 책임성 회복, 고용 활성화, 규제 철폐, 에너지산업 부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어젠다 제시, 이민법과 행정명령 복원, 군 전역자 지원, 자국 우선의 외국인 정책과 국가안보 등 8개 분야에서 대대적인 성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 미 우선주의를 적용해 상호 호혜적인 무역 협정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지난주 재협상(renegotiating) 절차를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개시 등 무역 현안을 주요 성과로 제시, 전방위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미국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전 세계 투자 자금이 포퓰리즘 광풍이 잦아든 유럽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주식형 펀드 유입 자금이 지난 12∼19일 일주일 동안에만 30억 달러(약 3조3573억원)로, 올 들어 유럽으로 유입된 자금이 모두 260억 달러(29조862억원)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EPFR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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