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5개년 계획]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 ‘기본적 삶’ 지원한다




문재인정부가 5년간 추진할 5대 국정목표 가운데 하나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내세웠다. 이의 실현을 위해 출생에서부터 보육, 교육, 구직·결혼, 노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과 사회보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출생에서 노후까지 맞춤 지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3분의 1가량(32개 과제, 163개 실천과제)이 보육 교육 복지 안전 환경 등 분야에서 국가책임 강화와 국민 삶의 질 제고에 방점을 뒀다.

내년부터 현재의 가정양육수당과는 별도로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0∼5세 아동에게 준다. 누리과정(만 3∼5세) 시기부터는 공공성이 강화된다.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은 현재 25%에서 2022년 40%까지 확대키로 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돌봄교실 서비스를 받는다. 온종일 돌봄교실은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된다. 2020년부터는 고교 무상교육이 단계적으로 실행돼 2022년 완성된다. 대학에 진학하면 보다 두터워진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는다. 또 학자금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고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입학금은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했다. 대졸 미취업 청년들은 올 하반기부터 3개월간 30만원의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받는다.

65세 이상 노인(소득 하위 70% 대상)에게 주는 기초연금은 현재 월 20만원에서 내년 25만원으로, 2021년 월 30만원으로 인상한다. 치매 국가책임제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중증 치매환자의 본인부담률을 낮추고 치매 진단을 위한 신경인지검사, 영상촬영(MRI·CT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건강 보장성 강화를 위해 선택진료(특진) 폐지, 상급병실료(1, 2인실) 단계적 급여화, 필수 비급여의 선별급여(본인부담 80%) 항목을 확대해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내년부터 15세 이하 어린이의 입원 진료비 본인부담률은 5%로 낮아진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 부조도 개선된다. 내년부터 ‘주거급여’에서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다. 2019년부터는 생계와 의료급여에서 소득 하위 70%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부터 단계적으로 기준 적용을 제외키로 했다.

초저출산, 인구절벽 위기 넘을까

정부는 또 수년째 지속돼 온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이하) 탈피와 인구절벽 위기 극복을 위해 임기 내 출산 양육 친화적 사회 시스템으로 과감한 전환을 꾀하기로 했다.

올 10월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배우자 출산휴가(유급)는 현행 3일에서 2021년 10일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기간제근로자 출산휴가 급여를 보장하고 2019년부터 산모와 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가 확대된다.

결혼과 출산을 꿈꿀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도 이뤄진다. 청년 임대주택을 5년간 30만실 공급하고 신혼부부에게 5년간 공공임대주택 20만 가구를 우선 공급한다. 내년에 금리를 대폭 우대하는 신혼부부 전용 주택자금대출제도 신설된다.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을 현재(100만원)보다 50만원 인상하고 첫 3개월 이후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남성 육아휴직 보너스 상한액도 현행 150만원, 둘째아이부터 200만원에서 모든 아이 대상 200만원으로 확대된다.

‘현금 지급형’ 복지 실패 우려

일각에선 생애 주기별 소득을 보장하는 ‘현금 지급형’ 복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 주도 성장론을 내세워 현금으로만 복지 욕구를 해결할 경우 자칫 남유럽 국가들처럼 실패한 복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오히려 복지 서비스의 양적·질적 개선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포용적·적극적 복지국가’ 국정목표 실현을 위해 책정된 77조4000억원의 재원 마련도 과제다. 이는 전체 국정과제 추진 재정(178조원)의 절반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획재정부의 세수확보 방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금증대 없이 복지정책을 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장 1∼2년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출은 늘어나는데 적자가 나지 않으려면 국민적 합의를 통해 세금을 늘려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발전적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고경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나아가려면 결국세수 확보를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민태원 이도경 최예슬 기자 twmin@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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