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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판촉쇼 한 트럼프… ‘중국산’ 파는 트럼프家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제품 전시회에서 루이지애나산 야구방망이를 들고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을 선포한 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산을 애용하자"고 강조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전시된 소방차 운전석에 탑승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백악관에서는 미국산 제품 전시회가 열렸으며 50개주의 대표 상품들이 진열됐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주간을 선포했다. 성공한 사업가 출신인 그는 자국산 제품을 직접 판촉하며 세일즈맨을 자처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발(發) 무역 공세가 예고된 가운데 정작 트럼프 그룹은 중국산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제품 전시회에 참석해 50개주 대표 상품을 홍보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 제작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가 하면 텍사스주에서 생산된 카우보이 모자를 써보기도 했다. 위스콘신주의 공장에서 조립된 소방차 운전석에 탑승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카메라 앞에서 “어디서 불이 났느냐? 내가 끄겠다”며 특유의 쇼맨십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애국과 국가안보를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옛날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메이드 인 USA’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을 사용했다”며 “우리 제품에 그 브랜드를 다시 붙이겠다. 이는 최고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은 지난 수십 년간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통해 미국인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빼앗기도록 내버려뒀다”며 “미국산 제품을 구입하면 매출과 이익은 물론 가장 중요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간을 통해 자신이 주창한 보호무역주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대대적인 무역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당사국에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9일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산을 구입하자는 내용의 ‘미국 제조업 부흥 선언’을 발표하고 제조업 지원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주말에는 차세대 핵추진 항공모함 제너럴포드호의 취역식에 참석해 미국 제조업의 저력을 강조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 마케팅’이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WP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의 위선적 농담’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두 얼굴’을 꼬집었다. 트럼프 그룹은 대부분의 자사 제품을 외국에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맏딸 이방카 트럼프의 회사는 옷 신발 액세서리를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미국산 제품은 자신의 마스코트인 빨간색 모자뿐이라는 우스개도 나온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과 관련해 논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방카 소유 회사가 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특정 산업이 있다”고 비호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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