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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유죄로 만들 정보” 말하자… 트럼프 장남 “만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1일(현지시간) 뉴욕의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음악 홍보업자 롭 골드스톤과 지난해 6월 주고받은 이메일. 골드스톤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줄 것이라며 트럼프 주니어에게 러시아 변호사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자신의 ‘러시아 내통 의혹’ 해명 차원에서 러시아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비위 정보를 주겠다는 러시아 측 제안에 그가 적극 호응한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내통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 나왔다고 지적했고, 민주당도 ‘반역’ 행위로 몰아세우며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주니어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 롭 골드스톤과 나눈 이메일 대화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 에민의 아버지 아라스 아갈라로프는 모스크바에서 부동산 개발업체를 운영하며 ‘러시아의 트럼프’로 불리는 부동산 재벌이다. 아갈라로프 부자는 2013년 러시아에서 열린 트럼프 그룹 주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후원하면서 트럼프 부자와 인연을 맺었다. 아갈라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고, 러시아 연방 훈장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은 지난해 6월 3일부터 시작된다. 골드스톤은 그날 이메일에서 “에민이 방금 전화해서 매우 흥미로운 게 있으니 당신과 접촉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검사가 에민의 아버지를 오늘 만나 클린턴 후보와 러시아의 거래를 유죄로 만들 공식 문서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것은 당신의 아버지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것은 매우 민감한 고급정보이지만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를 지원하가 위한 차원”이라며 “원하면 당장 에민과 통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는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여름에 (만나는 게) 좋겠다. 내가 다음 주에 돌아와서 전화로 먼저 얘기해도 되겠느냐”며 적극성을 보였다.

골드스톤은 다음날 ‘러시아 정부 변호사’를 만나볼 것을 제의했고, 몇 차례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메일이 오간 뒤 같은 달 9일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여성 변호사이자 로비스트인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을 공개하며 “그녀(베셀니츠카야)는 나한테 줄 정보도 없었고 입양과 관련된 ‘마그니츠키법’에 대해 논의하길 원했다. 그날 회동은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내 아들은 수준 높은 사람이다. 투명성에 갈채를 보낸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은 “트럼프 주니어가 적대적 국가인 러시아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빌리려 한 것”이라며 ‘러시아 내통’을 입증할 스모킹 건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팀 케인 상원의원도 기자들을 만나 “수사 내용상 러시아 스캔들은 이제 단순한 사법방해 차원을 넘어 반역 혐의로까지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주니어의 행위가 기소 요건이 되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NBC방송은 법률전문가 등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측으로부터 정보를 받았더라도 뇌물과 리베이트가 오가지 않았다면 공모죄로 처벌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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