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발 14중’… 美사드, IRBM 속도 비행체 완벽 요격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이 11일(현지시간) 실시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탄도미사일 요격시험 성공 과정을 공개했다. 왼쪽 사진은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하와이 북쪽 태평양 상공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상정한 비행체를 발사하는 모습이고, 가운데는 미국 알래스카주 코디악 기지에서 사드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다. 오른쪽은 요격 미사일이 표적을 타격한 뒤 섬광이 퍼지는 모습. MDA제공


미국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상정한 비행체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이날 알래스카주(州) 코디악 기지에서 실시한 사드 요격 시험에서 IRBM의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완벽하게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요격시험은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하와이 북쪽 태평양 상공에서 쏜 발사체를 알래스카에 배치된 사드가 탐지·추적한 뒤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직격(Hit-to-Kill·직접 맞춰서 파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비행체 발사 시간을 미리 알리지 않은 채 실전 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시험이 이뤄졌다.

사드 요격시험은 이번이 14번째로 지금까지 모든 시험에 성공해 요격 성공률이 100%라고 MDA는 설명했다. 과거 13번의 요격시험은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을 대상으로 했고, IRBM을 대상으로 한 요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험 성공으로 미군 당국은 사드의 요격 능력이 확실하게 입증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MDA는 성명을 통해 “요격 성공으로 북한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 방어 능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샘 그리브스 MDA 국장도 “이번 요격시험으로 탄도미사일을 파괴하는 사드체계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었다”면서 “사드는 실존하며 증가하는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과 해외 파병군, 동맹국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감한 시기에 처음으로 IRBM 대상의 사드 요격시험을 공개적으로 실시한 것을 두고 미국이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이번 요격시험이 수개월 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1주일 만에 요격시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는 반응이다. ‘화성 14형’의 사정권에 포함된 알래스카에서 요격시험을 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사드를 비롯해 패트리엇, SM-2, SM-6 등으로 구성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는 전시에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평시에는 적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전략적 가치를 떨어뜨려 정치·외교적 위협 수단으로 기능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아이언빔 방어체계가 적대적 아랍 국가들과의 군사적 대립 속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지난 5월 15일 IRBM인 ‘화성 12형’을 발사한 지 보름 만에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기반요격미사일(GMD)로 ICBM 요격시험을 실시해 성공한 바 있다. 이 역시 북한 정권이 사활을 건 미사일 개발이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정교한 ‘무력시위’로 해석됐다.

글=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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