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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로, 거침 없는 시진핑의 ‘일대일로’



중국의 꿈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이 태국 정부의 고속철도 사업 승인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남서부 윈난성을 통해 라오스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잇는 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고속철을 수출하면서 기술수출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태국 정부가 10일 52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고속철도 1단계 사업을 승인했다고 11일 보도했다. 1단계 사업은 전체 계획 구간(850㎞)의 3분의 1 정도인 250㎞로 수도 방콕을 시작으로 북동부 나콘 라차시마를 잇는 구간 사업이다. 향후 북동부 국경지대인 농카이와 라오스를 거쳐 중국 윈난성 쿤밍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태국 고속철 기공식은 2년 전인 2015년에 열렸다. 하지만 고속철 사업은 그동안 자금과 기술 이전 지분,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계속 미뤄졌다. 결국 태국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중국은 기술과 디자인, 신호 방식 등 대부분을 지원하는 쪽으로 매듭지었다. 중국은 자본투자를 하지 않지만 시공권과 기술을 제공한다는 상징성을 얻었다.

태국이 비용을 모두 부담키로 결정한 것은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지난달 행정명령을 통해 사업 조건을 구체화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린 결과다. 쁘라윳 총리는 “고속철 사업에는 태국의 자재와 중국의 기술이 동원된다”며 “철도 시스템을 향후 태국 자체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건설현장에 인력을 파견해 기술을 배우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1년 큰 혜택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4∼5시간 걸리던 방콕∼나콘 라차시마 이동시간은 1시간17분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초기에는 탑승 정원이 600명가량인 열차 6기가 하루 53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을 전망이다. 2051년까지 열차 23기가 하루 2만6800명을 운송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과 태국에서는 고속철 건설 승인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꼽싹 풋라꾼 태국 총리실 부장관은 “고속철은 동남아에서 태국을 교통의 중심지로 만들어주고 일대일로 사업과 연결해줄 것”이라고 반겼다.

중국 사회과학원 쉬리핑 주임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모든 국가에 열려 있고 모든 참여국과 이익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글=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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