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하던 남성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사진)’의 911 신고로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뉴멕시코주에 사는 에두아르도 바로스는 지난 2일 자택에서 한 시간가량 대치하다 경찰 특수기동대(SWAT)에 연행됐다. 신고자는 폭행 당시 집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있던 알렉사였다.

바로스는 여자친구의 휴대전화에 의심스러운 문자메시지가 뜨자 “나를 속이고 있다”며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어 “경찰을 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했고, “경찰을 불렀니”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경찰’ ‘전화’라는 음성을 감지한 알렉사는 이를 경찰에 연락하라는 명령으로 인식해 911에 전화를 걸었다. 이어 911쪽에서 그녀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오자 이를 본 바로스는 더욱 격분해 그녀를 더 거칠게 폭행했다.

알렉사가 어떻게 911에 신고하게 됐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911에 전화한 기기는 분명히 알렉사였다”며 “예상하지 못한 신기술 덕분에 폭력으로부터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