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지구 최강 투수는 슈어저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슈어저는 12일 열리는 2017 미국프로야구(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AP뉴시스
 
11일 MLB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가 배트를 휘두르며 웃는 모습. AP뉴시스




1980년대 한국프로야구에서 최동원(롯데)과 선동열(해태) 중 누가 최고의 투수인지는 항상 이야깃거리였다. 2017년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가 지구상 최고 투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반기만 놓고 볼 때 데이터 상으로는 슈어저의 판정승이지만 사이영상으로 가기 위한 싸움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올 시즌 누가 최고 투수냐에 대한 대답은 조 매든 시카고 컵스 감독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매든 감독은 MLB 올스타전에 하루 앞선 1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커쇼를 존경하지만 기록을 검토한 후 슈어저를 선발로 애초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슈어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커쇼는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발됐으나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지난 1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등판, 팀 동료 알레스 우드가 대체선수로 나서게 됐다. 매든 감독의 말은 커쇼가 올스타전에 나온다 하더라도 슈어저를 제치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미다.

매든의 말대로 기록만 볼 경우 올시즌 전반기는 슈어저가 21세기 최고 투수로 꼽히는 커쇼를 근소하게 앞선다.

슈어저는 올 시즌 18경기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 중이다. 투수의 가장 기본적 수치인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슈어저와 커쇼는 무승부를 보이고 있다. 슈어저는 다승부문이 MLB 전체 다승 공동 5위로 1위인 커쇼(14승)에 뒤처졌지만 평균자책점은 커쇼(2.18)를 앞선 전체 1위다.

이외 세부 지표에서는 대부분 슈어저가 우위다. 슈어저는 WHIP(이닝당 출루허용율) 0.78을 기록, 0.88인 커쇼보다 더 상대 타선을 잘 막고 있다. 탈삼진도 173개를 기록, 9이닝당 탈삼진은 12.13개에 달한다. 커쇼는 159탈삼진에 9이닝당 탈삼진은 10.81개다. 9이닝당 피안타도 슈어저(5.12개)가 커쇼(6.39개)보다 더 낫다.

하지만 커쇼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성에 걸맞은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후반기 대활약을 기대케 한다. 커쇼는 10일 캔자스시티전에서 ‘100구 미만 13탈삼진 완투’라는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을 세울 정도로 물이 올랐다. 커쇼의 현재 페이스는 21승을 거둔 2011년, 2014년보다 훨씬 빨라 생애최고 성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맞설 슈어저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는 MLB 역사상 6명뿐인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21승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지난해 워싱턴에서 20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에 성공했다. 더욱이 슈어저는 커쇼도 달성하지 못한 ‘1점대 평균자책점, 300탈삼진’ 시즌을 욕심내고 있다.

어쩌면 양 투수가 전반기 활약을 이어갈 경우 야구팬들은 금세기 가장 위대한 투수들의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는 행운을 누릴 지도 모른다.

한편 올스타전에 앞서 전날 열린 홈런더비에서는 30홈런으로 MLB 전체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우승을 차지, 무시무시한 파워의 면모를 드러냈다. 2라운드에서 신인 라이벌로 꼽히는 코디 벨린저(다저스)를 꺾었고 결승에선 미구엘 사노(미네스타 트윈스)를 11대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저지는 총 47개의 홈런을 때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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