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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왕국이 어떻게 ICBM을?… WP, 성공 요인 분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식량난에 연료 부족, 심지어 속옷조차 제대로 공급하기 어려운 ‘은둔의 왕국’이 어떻게 첨단 군사기술의 집적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 수 있었을까.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이 미국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둔 ICBM 보유국이 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김정은의 절실함’을 꼽았다.

WP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짧은 시일 내 급격히 향상된 것은 김정은이 정권의 사활을 걸고 ICBM 개발을 독려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이 정권을 물려받았을 당시 그는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였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만 했다. 그 뭔가가 바로 핵·미사일 개발이었다는 것이다. 최첨단 무기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수단이어서 지도자로서 떠맡아야 할 핵심 책무이기도 했다.

북한은 이미 김정일 시대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핵·미사일 개발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권력을 확실히 장악했던 당시에는 정권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그러나 새내기 지도자에 불과한 김정은으로선 정권의 정당성을 핵·미사일 개발 성공을 통해 확보하려 했고, 이런 점에서 첨단 무기 확보에 대한 김정은의 조바심을 엿볼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북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정권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국가 인프라 전체를 동원해 무기 개발을 해 왔다”면서 “김정은이 여기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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