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9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손에 넣기에는 위험한 인물”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강도 높은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ICBM을 손에 넣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특히 “유엔 안보리가 현재 협상을 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은 과거처럼 물을 탄 것 같은(watered-down) 수준의 결의안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해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예고했다.

미국은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초안을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는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제한과 북한 노동자 송출 금지, 북한 국적 선박 봉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헤일리 대사는 “중국이 우리와 함께 협력하게 될지, 러시아가 북한 편에 설지는 수일 내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그동안 북한을 압박한 것에 감사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에 올라섰다”며 “중국은 북한을 더 많이 압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능력도 있고, 그렇게 할 책무도 있다고 헤일리 대사는 지적했다.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중국이 대북 압박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중국을 제재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뉴욕 라디오 방송 AM970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에 회의를 제기하면서 “남북 간 적대적 행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통일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고문 출신인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옵션들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두 개의 코리아가 통일하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중국을 설득하려면 미국이 중국의 국경지대에 미군을 주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볼턴 전 대사는 “우리는 북한이 지난 4일 ICBM을 발사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이는 북한에 관한 우리 정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해 미 정보기관들의 정보수집 능력을 비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